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며 연 3.0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꽤 이례적으로 빠른 인상 속도인 데다, 한은은 10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황 덕분에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물가와 집값, 가계부채도 함께 들썩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는 뉴스에서만 스쳐 지나가는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받은 대출의 이자, 적금 금리, 심지어 장바구니 물가까지 연결되는 경제의 핵심 축입니다. 오늘은 한은이 왜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렸는지, 그리고 이 결정이 우리 생활에 어떤 식으로 스며드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왜 한은은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렸을까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가장 큰 배경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국내총소득은 전년 대비 15.6% 급증하며 오랜만에 강한 성장 흐름을 보여주었고,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습니다. 경기가 뜨거워진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훈풍이 자리합니다. 8월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 화장품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좋아질수록 물가도 함께 오른다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웃돌았고, 7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도 한은의 고민을 키운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여러 신호를 종합해 한은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와 물가 상승 압력,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했습니다. 그 결과 기준금리는 연 2.50%에서 3.00%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한은이 10월 인상을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을 함께 살피면서 9월 물가 등 새로운 지표를 확인한 뒤 인상 여부와 속도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내 대출과 저축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이 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자체가 커지고, 은행은 이 비용 상승분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에 순차적으로 반영합니다. 그 결과 대출을 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고 예금이나 적금을 든 사람의 이자 수익은 조금씩 늘어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연 3.00%까지 올라 1년 반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는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미 7%를 넘어선 데다 전체 가계신용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추가 금리 상승이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변동금리 대출자의 비중입니다. 올해 신규 가계대출의 상당수가 변동금리로 이뤄져 있는 만큼, 차주 대부분이 금리 인상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해 매달 발표되는 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한국은행 추산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이 상당한 규모로 늘어나고, 1인당 평균으로도 수십만 원 수준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처럼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한 상품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면 체감하는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어떤 변화가 느껴질까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처럼 기준금리가 두 차례 오른 상황에서 한 해 동안 부담해야 할 이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셈입니다. 대출 규모가 크거나 신용대출까지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대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점검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새로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이라면 대출 한도와 월 상환액을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마다 우대금리와 가산금리 적용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신용점수라도 실제 적용받는 금리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지, 혹은 대환대출을 통해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지 은행 상담을 통해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이용 중인 세입자라면 만기 시점에 갱신되는 금리 조건도 함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예금이나 적금을 준비하고 있다면 금리 인상기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기도 합니다. 은행들이 조달비용 상승에 맞춰 예금금리를 조금씩 올리는 경우가 많아, 만기가 짧은 상품 위주로 여러 은행의 금리를 비교해보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예치 기간과 중도해지 조건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가 측면에서도 변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시중에 풀린 돈이 줄어들면서 물가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보다는 몇 달에 걸쳐 서서히 반영되는 편입니다. 장바구니 물가나 외식비처럼 체감도가 높은 항목은 금리 정책의 효과가 눈에 보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대출자와 저축자 모두 자신의 상황에 맞춰 금리 변동에 미리 대비해두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입니다.